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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심혈관질환의 주범 : 당

 

당은 지방보다 심장건강에 훨씬 더 위험하며 그 수준이 지방에 씌어진 오명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 성인병, 심장질환과 당의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면 지방은 심장건강에 큰 관계가 없고 오히려 당이야말로 진범임을 알게 될것입니다. 우선 당과 지방의 연결고리인 인슐린부터 알아봅시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역할

우리 몸에서 벌어지는 대사작용(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인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호르몬이 조절하며, 생활방식에 따라 일부 호르몬이 영향을 받습니다. 그 중 인슐린은 포도당(당과 아미노산)같은 화합물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해주고, 글루카곤은 반대로 물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호르몬입니다. 인슐린이 없다면 혈당치는 하늘 끝까지 치솟아 우리를 혼수상태에 빠뜨리며, 글루카곤이 없다면 혈당은 무저갱으로 빨려들어 가듯이 떨어져 뇌 기능장애와 혼수상태로 이어져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현대인의 비정상 대사작용 : 인슐린 저항성

비정상적인 대사작용을 설명하기 전에 정상적인 대사작용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자연식품만 먹으며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마음껏 뛰고 노는 어린아이라고 가정합시다. 어린아이는 마음껏 놀다가 집에와서 식탁에 있는 사과를 하나 먹습니다. 혈당이 약간 상승하게 되고 이에대한 반응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고 인슐린은 혈류에 남은 당을 근육세포에 저장시킵니다. 마침, 아이의 친구가 밖에서 놀자고 불러 또 다시 밖에서 열심히 놀기시작하며 신체활동을 합니다. 그에 따라 근육에 저장된 당을 에너지로 사용하여 올라갔던 혈당수치가 정상으로 내려옵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이 이상적인 대사메커니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이런 적절한 메커니즘으로 대사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직장인 대부분은 열량이 상당한 음식을 위장으로 때려넣고 후식으로 달달한 커피를 마시며 담배까지 피웁니다. 대부분이 오피스생활을 하기에 신체활동도 아주 미미합니다. 따라서 어제, 그제 식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근육에 저장한 당을 아직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근육이 그대로 가지고 있기때문에 인슐린이 혈액에 남아도는 당을 근육세포에 전달하려 해도 근육세포가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르게됩니다. 인슐린은 근육세포가 거부한 당을 어떻게든 처리하기 위해 이번에는 지방세포로 보내게 되고 결국 지방세포마저 당을 거부하게 됩니다. 췌장은 강제로 세포(근육세포 및 지방세포)에 당을 저장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계속 생산하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인슐린이 과분비되고 세포는 인슐린의 명령에 저항하는 현상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것입니다.

인슐린 저항성 : 고혈압, 염증반응

높아진 인슐린수치는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첫번째는 인슐린은 혈관벽을 좁힐 수 있기에 혈류가 좁아져 혈액을 전달하는 심장은 더 힘껏 펌프질하게 되어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두번째로 인슐린은 우리 몸의 나트륨도 조절하는데도 영향을 줍니다. 나트륨은 우리 몸의 물과 염분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이 나트륨의 조절은 우리 몸의 신장에서 이루어집니다.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면, 신장은 인슐린의 영향을 받아 더 많은 나트륨을 몸속에 머무르게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몸속의 물도 함께 머무르게 되어 혈압이 올라가게 됩니다. 즉, 고혈압을 가졌다면 인슐린 저항성을 강하게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다량의 인슐린은 세포안에 존재하는 당을 늘릴 뿐 아니라 지방세포에 자물쇠를 채워버리기에 체중감량도 아주 어렵게 만듭니다. 지방세포에는 염증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화학물질로 채워지기에 과체중이 되면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인슐린 농도가 만성적으로 높아지게 되고 염증반응을 일으켜 심혈관계질환을 촉진합니다.

인슐린저항성이 있으면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당뇨병과 비만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모두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요소입니다.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당뇨, 비만은 인슐린저항성으로 인한 염증반응으로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상관도 없는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보다 식습관조절을 통해 인슐린을 조절하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심장질환 발생가능성을 예측하는 방법

중성지방(트리글리세리드)와 HDL 콜레스테롤의 상대적인 비율을 계산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보다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혈액검사결과지에 중성지방이 150mg/dL 이고 HDL 콜레스테롤이 30mg/dL이라면 비율은 5(150/30은 5이므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비율이 3 이상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비율이 높으면 입자가 작고 딱딱한 LDL-B가 더 많다는 의미이고 비율이 낮으면 LDL-A가 더 많다는 뜻입니다.(LDL-A와 LDL-B가 알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일반적으로 중성지방이 120mg/dL보다 높고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정상범위(남성 : 40mg/dL, 여성 : 50mg/dL)이하면 LDL-B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성지방 농도와 LDL-B의 농도는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즉,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면 LDL-B의 농도역시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LDL-B가 높다는 것은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내피세포기능장애의 가능성을 높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