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feat.자막없이 일드보기)

서너 달 전에 친구가 공유해준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를 보며 퇴근 후의 피로를 푸는 게 루틴이 되어버렸습니다. 집과 직장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주말부부를 하고 있기도 하고 직장이 워낙 시골 깡촌이라 딱히 퇴근 후에 할 것이 없어서 넷플릭스가 평일 저녁에는 저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어로 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자막 없이 보고 싶은데.... 더빙 말고 일본 원어로 알아듣고 싶은데..." 하고 말이죠. 이왕 이렇게 된 거 일어 공부 좀 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학문으로서의 공부가 아니라 실전으로서의 공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알아보게 되었고 로제타스톤이라는 언어 프로그램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추석기간 동안만 프로모션 하길래 하루 고민하고 저렴하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더군요. 일어 포함해서 24개 언어를 제공하길래 마침 8살짜리 딸한테도 한번 시켜보려고 합니다. 저는 일어하고 딸은 영어 하고, 꿩 먹고 알 먹는 느낌이죠.

 

1.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일본 알파뱃인 가타카나와 히라가나를 알려주지 않고 바로 소리와 그 소리와 매칭 되는 이미지(사진)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더군요. 마치 아이가 태어나서 글을 배우기 전까지는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따라 하고 배우는 방식을 취하는 듯하였습니다. 저는 전혀 일본어를 모릅니다. 그래서 소리를 최대한 기억하는데 집중했고 기억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따라 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당장 기억나는 문장은 '오또꼬노히토와타베테이마스.' 히라가라를 모르니 한글로 적을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주세요. 하지만 이 문장의 의미가 이미지로 기억되어있습니다. 바로 성인 남자가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죠. 입으로 반복하니 생각보다 공부한다는 스트레스는 확실히 덜 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것이 결코 쉽다는 뜻은 아니에요. 어떤 것을 시도하든 그것에 충분히 시간과 공을 들 여하하는 것은 도전하는 자의 기본적은 소양이라 생각합니다.

 

2. 8살짜리 초등생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옆에서 응원해줘야 한다.

제 딸은 영어를 정말 싫어하는데 한번 시켜봤습니다. 조건을 걸더군요. 유료 게임 다운로드하여주면 영어 공부하는 조건으로요ㅡ.ㅡ 그래도 그게 어딘가요? 매일 하겠다는데.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과 동치라는 것을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단지 학교의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식의 영어교육에 힘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단지 영어시험 점수를 위해 영어공부를 시키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영어 구사가 곧 권력이 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AI가 계속 발달하니 더 이상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필요 없다고요. 대화는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면서 이뤄지는 것인데 AI가 감정의 영역까지 다룰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여하튼 각설하고, 친구들하고 말 잘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제 딸이지만 영어에서 만큼은 그렇게 샤 이할 수 없습니다. 영어로 말하는 걸 엄청 부끄러워해요. 옆에서 응원해줘야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이겨내고 따라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프로그램이니 애가 맘에 안 들면 더 이상 진도는 나갈 수 없는 거잖아요. 부모의 세심한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3.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전에는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인스톨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래서 하나의 컴퓨터로만 이용 가능했지만 지금은 마치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인터넷만 된다면 컴퓨터에서도 가능하고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가능합니다. 집에서 컴퓨터로 하다가 카페에서 아이패드 가지고도 할 수 있어요. 당연히 진도는 자동 저장되더군요. 여하튼 내가 맘만 먹으면 공부하기에 이 만큼 좋은 세상이 없는 거 같습니다. 도전해 보세요. 같이 이뤄봐요.